(이 글은 2023년 6월 28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몇 달 전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chatGPT.
대학에 몸담고 있다 보니 여전히 여기저기서 chatGPT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사용을 금지한 나라도 있다고 하지만 많은 경우 대세는 막을 수 없으니 잘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는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돌도끼같은 도구에서 인공지능 기술까지, 모두 인간의 삶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것들이다. 컴퓨팅 기술도 시작은 저 복잡한 계산을 좀 쉽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에서 시작한 것이니 말이다.
인간의 삶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기술이므로 인간의 관점에서 사용하기 좋은 기술이 살아 남는다. 이러한 관점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인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이다. HCI에서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은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모방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관점에서 사용하기 좋은 기술이란 한 마디로 인간과 인간의 소통 방식을 흉내낸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chatGPT가 전에 없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간경험(hx)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chatGPT가 인간과 소통하는 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이전까지 인공지능을 포함한 기계/기술이라고 하면 인간적인 것과 대척점에 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chatGPT는 정말 인간처럼 인간과 상호작용 한다.
일단, 인간이 하는 말을 그대로 입력해도 다 알아 듣는다. 이전의 검색엔진에 입력할 때는 핵심 단어만 입력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chatGPT는 인간이 말하는 것처럼 입력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답을 준다. “얘, 나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 되는지 알려줄래?”라고 말하면 이 긴 문장을 잘 이해하고 맞는 답을 준다. 이 문장의 핵심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있다는 것을 chatGPT가 바로 파악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질문에 대한 답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그런데 좀 다른 예는 없을까?” 라거나 “너의 답은 맞지 않는것 같아.”라고 말하면 이전의 답을 기억하고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까지 알려준다. 기존의 검색은 자판기 같은 방식이었다. 즉, ‘인간의 요구와 기계의 답’ 한 쌍으로 이루어진 단편적 소통이었다. 검색엔진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인간이 다시 검색어를 입력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상 사람들은 chatGPT의 인간 같은 모습에 깜짝 놀랐고 일부에서는 이제 곧 인공지능에게 우리가 잡아 먹히는 것은 아닐까, 인공지능 이대로 둬도 괜찮은걸까 등등의 우려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chatGPT는 여전히 튜링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인간의 보정이 가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chatGPT를 말 잘하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라고 본다. TV를 많이 봤거나 어른들의 대화를 유심히 들었거나 책을 많이 읽어서 어휘가 풍부하고 배운 어휘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줄 아는 아이 말이다. 유치원 갈 나이가 된 꼬마 숙녀들과의 대화는 정말정말 재밌다. 가끔은 어른들을 훈계하거나 혼내기도 하는데 전혀 틀린 말이 아니어서 내심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팩트 폭격 당하고 현실 자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와의 대화는 더 심도가 있을 뿐 아니라 자유로운 사고 방식으로 미처 생각지 못한 답을 주기도 한다. 창의성을 개념과 개념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이런 면에서 chatGPT는 고정관념을 파괴한 기발한 제안을 해 주는 도구로 안성맞춤인 것이다.
chatGPT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기술이고 진심으로 놀라운 능력을 지닌 것은 맞다. 하지만 무작정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물론 이 꼬마 숙녀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공신경망, 인공지능은 인간 두뇌의 신경망을 본딴 것이고 이 엄청난 계산이 어떻게 수행된 것인지를 인간은 알 수 없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은 맞다. 그러나 결국 이 또한 기술인 것이고 지금까지 인류는 그 어떤 기술도 잘 제어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원문: https://blog.naver.com/hxda_lab/223140871147